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본 영화중 가장 감동적인 영화가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빠지지 않고 말하는 영화중 하나, 시네마 천국이다. 어린 토토와 할아버지뻘인 알프레도의 우정, 시네마 파라디소라는 이름의 오래된 극장과 그 극장을 오가는 마을 사람들의 미소짓게 하는 일상 그리고 영화사적으로 길이 남을 엔딩, 시네마 천국이 주는 감동은 자극적인 영상과 이야기가 넘쳐 나는 요즈음의 영화와 비교해도 20년이 넘는 지금까지 다시 한번 더 보고 싶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토토는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과 함께 사는 아이다. 토토의 유일한 취미이자 꿈은 영사기를 돌리는 것. 우연한 화재사고 등으로 심하게 반대하는 어머니와, 젊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는 알프레도의 반대에도 토토는 영사기와 필름을 사랑한다. 토토는 가만히 앉아서 눈앞에 흘러나가는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손으로 흘러나오는 영화와 그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더 사랑한다. 어느날, 사고로 알프레도는 시력을 잃고 토토는 그런 알프레도를 대신하여 영사기를 돌리게 된다. 이렇게 청년으로 성장한 토토앞에 그의 평생의 사랑 엘레나가 나타난다. 그러나 빈부의 차이는 그들의 사이를 갈라놓고 결국 토토는 알프레도의 충고대로 고향을 떠나 영화를 배우러 떠나고...

영화는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장년이 된 토토가 집으로 걸려온 어머니의 전화, 알프레도가 사망했다는 내용을 전달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토토의 회상. 20여 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토토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는 시네마 파라디소 극장과 마을을 보며 어렵지 않게 옛날을 회상하게 되는데, 그러던 중 자신의 사랑이었던 엘레나와 닮은 여대생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그녀가 엘레나의 딸임을 알게 된다. 그렇게 이어지는 엘레나와의 재회중에 토토는 엘레나와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못한 오해속에 알프레도의 숨은 의도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오열한다. 그리고 알프레도가 자신에게 유산인 필름을 받게되고 혼자 그 필름을 틀어본다.

영화에서 토토는 세 명이다. 아이 토토와 청년 토토 그리고 장년이 된 살바토레. 많은 사람들은 아이 토토와 알프레도가 극장에서 보여주는 알콩달콩한 우정의 장면을 기억하지만, 영화의 주제는 장년 살바토레와 그의 앞에서 사라져 가는 시네마 파라디소 극장과 알프레도가 주는 현재의 의미이다. 20여 년간 잊어버린 어린 시절의 인연은 참 소중하지만, 운명같은 사랑은 아직도 아픔으로 남아 있지만, 그 모든 것의 중심이 되었던 극장은 스산한 폐허가 되어 결국 딱 한 번의 폭발로 사라져 버리는데 바로 이것이 인연이나  잔인한 운명보다도 더 큰 것이 있음을 상징해 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이다.

아무리 찬란한 순간이 있었다고 해도, 또 아무리 죽을 것 같은 아픔과 눈물이 있었다고 해도 결국 한순간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시네마 파라디소 극장처럼,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그 많은 영화처럼... 토토는 엘레나와의 재회를 통해 자신의 이별에 알프레도가 관여하였음을 알게 되고 원망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그 유명한 엔딩에서처럼 토토는 회한일지 우정일지 모르는 눈물을 흘리게 된다. 토토에게 주었지만 자신이 맡아놓고 있겠다고 한 그 필름을 보면서... 알프레도는 말한다. "영화는 현실이 아니다. 영화보다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다. 그래서 인생을 우습게 보아서는 안된다" 

'시네마 천국'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그 많은 아름다운 장면과, 엔니오 모르코네의 음악과 함께 바로 우리의 인생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정, 사랑, 이별, 인연, 약속, 죽음 그 모든 것이 하나인 것을... 신부님이 삭제해 보린 그 많은 장면들이 연결된 마지막 장면은 마치 인생은 어느 하나만을 빼놓을 수 없다고, 어느 하나만을 선택할 수 없다고 말해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