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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NAC 50주년 행사 참여 - 감사하모니다. - 0  추천하기
작성자 지인 2011-07-30 20:19:16 조회수 198
   
 


NAC(일본편물문화협회)

50주년 총회 행사 참여


- 감사하모니다 -

 

지인스토어 대표 김영희


5
월 31일 '오전 10시 30분,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여 약속된 행사장으로 향한다. 비켜간 태풍으로 인해 토쿄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서울보다 더 밝고 따뜻한 햇살이 반갑다.
서울보다 몇 배는 복잡한 토쿄의 전철을 세번 갈아 타면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지상과 지하의 미로를 빠져 나갔다.
바삐 움직여야, 도착하는 전철의 제 시간을 맞출 수 있다는 가이드에 말을 따라 내 마음도, 온 몸도 시계추처럼 움직였다.

메인 행사장인 8층으로 향했다.

최옥현 한국지부장님, NAC 강사 자격을 가진 한국 분들 그리고 교포 2세 통역이자 가이드 김영 선생과 함께 입장했다. 행사장에는 2백 명 이상의 NAC 강사들이 원형 테이블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와 낮은 목소리로 나누는 대화가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분은 니팅의 황태자라는 화려한 닉네임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니트 디자이너 히로세 미쯔하루씨, 그리고 독보적인 저작활동과 디자인으로 활발하게 활약하는 미치요씨였다. 이들은 NAC의 홍보대사처럼 많은 참석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우리와도 반갑게 대화를 나누었다. 히로세씨 역시 특유의 환한 화이트 색상의 니트 쟈켓과 큰 키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고 많은 관심을 표하였다.
머지않은 시간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소원을 NAC 회장인 코지마 아키라씨와 함께 피력하여서 한국에 많은 니터들과의 소중한 만남을 기약하였다.

행사장 초입에는 NAC 회원과 강사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하고 제너럴한 디자인, 일본 특유의 정교한 솜씨의 마무리. 행사에 전시되니만큼 정장과 파티드레스 의상 등, 니트라고 하면 단지 머플러나 소품, 기본 의상들 만을 생각하는 우리의 소박함에 미소 지어졌다.

작품 구성은 크게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오뜨 꾸뛰르 경향의 작품들로 상상력과 차별화된 기법의 자유로움으로 넘쳐나서 먼 거리를 달려 참석한 우리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특별한 선물이 되어 주었다.

오후 2시, 약속된 행사가 시작되었다.

한국 대표의 자리는 행사 귀빈과 주빈이 앉는 자리와 함께 메인 테이블에 배정되어 있어서, 손님을 배려하는 주체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졌다.

하마나카, 크로바, 올림푸스, 퍼피 등 일본의 주류 섬유회사의 대표들, 일본보그사를 비롯한출판사의 대표들과 NAC 협회의 이사진들이 따뜻한 미소와 유머로 우리를 맞이하여 주었다. 먼 거리를 와 준 손님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었겠지만, 국경과 언어를 넘어 같은 흐름을 이어가는 니터라는 동질감과 동료의식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행사의 시작은 NAC가를 불렀다. 마치 교가를 부르듯 높지 않은 음성이지만 음률도 좋았고 희망적인 가사였다.

노래를 마친 후, 독특한 진행이 이어졌다. 그것은 NAC와 함께 했던 니트 디자이너, 강사들 중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을 위한 묵념이었다. 현충일이나 5.18 광주항쟁 기념일에서 우리가 하던 묵념과 같이 엄숙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이었다. 다소 예견하지 못한 장면이었지만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며 함께 묵념하였다.

핸드 니트, 손뜨개………… 하루 이틀에 완성할 수 없고 하나하나 손으로 풀어가는 그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 개개인의 작품에 혼을 넣는 것은 물론이고 죽음으로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혼을 불어넣는 그 일 앞에서 하나라는 동료의식과 자기자신가 미래에 대한 단상이 그 안에 있었다. 그들이 자신이 만든 니트를 입고 세상을 떠났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마지막까지 함께 하던 그 모든 일들이 그들을 편안한 세상으로 인도했으리라 믿는다.

알지 못하지만 아는 것 이상으로 이해하는 그 누군가를 위한 명상, 나의 미래에 대한 명상이었다.

행사는 시상식으로 이어졌다.

NAC 활동 기간에 따라 지부장 활동을 하신 분들을 시상하였다. 10년 이상, 5년 이상

의례적인 시상이라 여겨졌다. 그러던 중, 한 분의, 외향적으로 보면 다를 바 없는 분에 대한 시상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분에 대한 시상은 남다른 박수와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그 분은 바로 향년 90세가 되신, NAC 최고령 니터셨다. 40여 년 이상을 핸드 니트로 살아오셨고, 아직도 현역으로 제자를 가르치고 작품 활동을 하는 현역이셨다. 다른 어떤 화려한 캐리어를 가진 니터나 디자이너보다 더 큰 박수와 존경을 받는 그 모습 속에서 동양다운 어른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긴 세월을 하나같이 유지할 수 있는 지구력과 인내심, 그 안에 쌓여 있을 수 많은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행사를 마친 후, 길지 않은 짧은 시간 나눈 대화 속에서도 오히려 겸손과 차분함을 보았고, 가장 깊은 감명을 주었다.

계속된 행사는 사업 보고와 현안에 대한 협의 그리고 그에 대한 의사 결정이었다.

미국 진출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예상보다 많은 성과를 이루고 있는 내용이었다. 이 번 행사에는 대만 대표도 2분 참석하여 의미를 더하였는데, 내년 이 때에는 미국 내 활동내역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니터들과의 만남도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점점 세계로 확대되어 가는 느낌이다. 일본, 한국, 대만, 미국

이렇게 정식 행사를 마친 후, 저녁 파티와 함께 모든 니터들이 대화를 시작하였다.

 

사업적인 대화,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화제들, 서로의 의상을 뽐내고 50주년을 축하하며 즐거워하는 자리가 이루어 지며, 포크와 나이프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많은 음식들, 컵이 4개는 있어야 다 맛 볼 수 있는 음료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의상속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다양한 기법들이다.
기계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손으로만 이루어지는 경이로움을 본다.

재미 있던 일은 한국 대표들이 어느 한 분의 니터에게 우르르 몰려 너무 예뻐요~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다른 일본 니터들은 나한테는 왜 안 오지? 하며 섭섭해 하는 모습이었다. 모든 분들과 작품에 충분한 관심과 대화를 나누지 못해, 그 시간의 한계가 너무 아쉬웠다.

특히 시상식 시간에 많은 박수와 존경의 표시를 받으신 90세 할머니 지부장님께 인사를 건네었고 그 손을 잡았다.

그 손은 부드러웠고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하였다.

처음에는 단지 코사지를 만들려고 했다가 그 모양이 너무 맘에 들어 재킷까지 만들게 되었다고 하셨다. 한참을 이야기 듣다가 눈물이 도는 것을 느꼈다. 정말, 할머니이기 때문이었다. 할머니 니터

한국 지부장이신 최옥현교수님 역시 못지 않은 연세에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이를 뛰어 넘는 패기와 끈기 속에서 작품을 작품으로 만드는 무엇인가가 그 안에 살아 있음을 느꼈다.
한국의 핸드 니트 과거와 현실과 발전해야할 방향, 연구해 왔고 해야할 그 많은 시간들이 스쳐지나간다.
한국의 창의력과 표현력, 부지런함과 끈기 한발한발 한코한코 뜨다보면 완성되는 그 순간처럼 우리 한국도 완성되어 나갈 것이다.

마지막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히로세 미쓰하루씨가 옆에 와서 일본 특유의 무릎 끓는 모습으로 앉았다. 잠시 당황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히로세씨의 말,
감사하모니다.

니트를 한다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니팅의 황태자'라는 닉네임을 가진, 일본의 니트계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서 온 초면의 니트 디자이너에게 표시하는 그 말에서, 흔히 일본인은 친절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진정성을 보았다. 그는 진정으로 니트의 세계가 확대되길 원하는 듯 보였다. 나이, 레벨, 국적을 떠나 우리는 한 세계안에 있는 사람이라는 동료의식을 먼저 나눠주는 듯 보였다. 무엇보다 니팅의 세계 역시 그 수준과 폭이 오르고 넓어질수록 겸손해지는 도덕의 한 영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아직도 맴도는 듯 하는 그의 짧은 말 속에서 형언할 수 없고 직접 가보아야 하는 이 니팅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숨쉬는 듯 한다. 

아직 미약하지만 세계 최고를 다투는 일본 니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그 느낌에 행사의 밤은 깊어 갔고, 수 많은 작품과 이를 만드는 니터들 가운데에서 가슴이 벅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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